“행복한 닭이 낳은 순수란 – 소비자와 함께 그리는 미래의 계란 산업”
(사)한국가축방역위생관리협회 회장 유종철
산란계 산업은 지금,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단순한 생산 중심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계란이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깨끗하고, 신선하며, 안전하고, 순수한 계란. 이것이 바로 오늘날 소비자들이 바라는 계란의 새로운 기준이며, 산란계 농가의 미래가 지향해야 할 방향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쉽지 않습니다. 전염성 기관지염,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LPAI) 등 반복적인 가축전염병 발생과, 닭진드기 및 기타 매개체 감염병은 농장의 위생 환경을 악화시키고 산란율 저하와 생산비 증가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농가의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압박받고 있으며, 소비자 신뢰 회복 또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복합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단순한 ‘동물복지’라는 개념을 넘어선 새로운 접근이 필요합니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평사 유정란’ 중심의 동물복지 모델은 이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위생적 관리의 어려움과 감염병 확산 가능성, 생산성 저하, 높은 소비자 가격 부담 등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오히려 위생 불량 환경에서의 ‘방목’은 진정한 복지가 아니라, 스트레스와 질병 노출의 위험이 됩니다.
이에 반해, 우리가 제시하는 미래형 계란 산업은 ‘위생적인 스마트 양계장’을 중심에 둡니다. 이는 자동 환기·온습도 조절, AI 기반 질병 모니터링, 실시간 사육 데이터 분석, 충란 탐지 및 방제 자동화 기술 등이 결합된 과학 기반 시스템입니다. 2023년 가금학회에서 발표된 자료에서도 이러한 ‘디지털 방역과 위생관리 시스템’이 닭의 건강, 산란율, 계란의 품질 개선에 실질적으로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되었습니다. 즉, 청결하고 안전한 사육환경에서 자란 닭이 스트레스 없이 계란을 낳는다는 것은 과학적 사실입니다.
우리 협회가 추진하는 ‘행복한 닭이 낳은 순수란 프로젝트’는 병해충 차단, 위생 강화, 스트레스 최소화를 바탕으로 한 계란의 ‘순수성’ 회복을 목표로 합니다. 병해충으로부터 차단된 청결한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사육된 닭은, 그 자체로 ‘소비자가 원하는 계란’을 만들어냅니다. 순수란은 단순한 식재료가 아닌, 국민 건강과 직결된 신뢰의 상징입니다.
향후 50년, 계란 산업은 ‘지속가능성’과 ‘소비자 중심’이라는 두 축을 따라 발전해야 합니다. 탄소중립, 자원순환, 동물복지, 생산이력관리, ESG 연계 가치 소비 등 다양한 시대적 요구 속에서, 산란계 농가가 이 변화의 중심에 있어야 합니다. 단순한 친환경, 단순한 방역이 아니라,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위생관리와 소비자 신뢰 회복을 병행할 수 있는 산업 구조가 절실합니다.
우리 협회는 산란계 농가 여러분과 함께 현실을 직시하며,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의 기준을 제시하겠습니다. 단기적 생산성 보다는 장기적인 산업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전략을 함께 설계하겠습니다. 그리고 소비자가 ‘이 계란은 믿고 먹을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도록, 계란 하나하나에 ‘가치’를 더하는 시대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순수란’은 계란 그 자체를 넘어, 농가의 철학이며 소비자와의 약속입니다. 위생과 과학이 결합된 스마트 양계장이야말로 진정한 복지의 미래입니다. 이 변화의 중심에, 여러분과 함께 서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7월
(사)한국가축방역위생관리협회 회장 유종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