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지금 우리는 위험의 ‘경계선’ 위에 서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당진,
올해 1월 강릉과 안성의 양돈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연속적으로 발생했습니다.
당진과 안성은 양돈장이 밀집된 지역으로
그간 ASF 발생 시 여러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전문가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우려되던 곳이었습니다.
더욱이 기존 발생 지역이나 멧돼지 발생지와도 상당한 거리가 있는
**‘비연속적 발생’**이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강릉 발생은
돼지 2만여 두를 사육하는 대규모 농장에서,
그것도 겨울철 영하의 조건에서 발생했습니다.
방역 측면에서 최악의 조건이 겹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당진의 경우는
농장 내 ASF 바이러스가 유입된 뒤
수개월이 지난 후에야 발견된 것으로 판단되는 사례로,
우리가 놓치고 있는 ‘보이지 않는 시간’의 위험성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해 보면,
지금 우리 양돈산업은
자칫하면 산업 전반이 큰 변화를 겪게 될 수 있는 경계선에 서 있다는
냉정한 현실을 인정해야 할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동남아 여러 국가들이 ASF를 겪으며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ASF는 단순한 질병 문제가 아니라
양돈의 역사를 전과 후로 나누는 사건이 되었고,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들을 산업 전체에 요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상황에서
가까운 시기에 또 다른 지역에서
2~3건의 ASF가 추가로 발생한다면
한돈산업은 상당히 어려운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인식과 긴장감은 일부 전문가나 농가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양돈농가와 산업 전체가 공유해야 할 인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도 많은 대비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는
생산자단체 역시 향후 최소 3~4개월이
우리 한돈·양돈산업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는 점을 인식하고,
비상한 각오와 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무엇보다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모든 한돈농가에 충분히 설명하고,
필요하다면 협조를 구하는 공식적인 호소와
비상대책 논의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농가와 산업계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방역과 경영 대책을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정부와 생산자단체가 함께
모든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한 공동 메시지와
비상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할 시점일지도 모릅니다.
또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될 현실이 있습니다.
이번 강릉 발생은 태국과 일본에서도
발생 당일 즉시 뉴스로 보도되었고,
이미 해외에서는 한국 ASF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태국과 일본은
해외 입국자의 양돈장 방문을 최소 1주일 이상 제한하고 있으며,
대형 양돈기업들은 해외 방문 이력이 있는 직원에게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이미 국제적인 **‘산업 표준’**에 가깝습니다.
ASF는 이제
국내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국제적 신뢰와 교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대규모 농장,
겨울철 영하의 환경,
장기간의 처리 과정,
많은 인력과 장비의 출입,
소독 효과 저하라는 조건이 겹친 ASF 발생은
방역 측면에서 가장 어려운 시나리오에 해당합니다.
이럴수록
조심하고, 또 조심하며
계획과 실행을 반복 점검해야 합니다.
현장에서 고통을 겪고 있을 농가,
밤낮없이 방역과 역학조사를 수행하고 있는
공무원과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를 생각하면
안타깝고 무거운 마음뿐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 시간을
서로를 탓하는 시간이 아니라,
산업을 지키기 위한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한국가축방역위생관리협회는
ASF와 같은 재난형 가축전염병 앞에서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차단방역과
전문 방역 인프라의 역할을 더욱 분명히 하겠습니다.
지금의 위기를
산업이 무너지는 출발점으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더 단단해지는 계기로 만들 것인지는
지금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사)한국가축방역위생관리협회